속초이편한세상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와 1~7동 동대표 회의, 속초이편한세상 449세대 주민, 인근 금호동 번영로 97번지 32세대 주민 등은 10월 20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속초시가 시민의 평온한 생활권과 주거권 보장을 위해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2022년 1월부터 화승디엔씨가 시행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인 속초시 금호동 662-40번지 일대 대규모 공동주택사업(총 925세대, 11개동)은 인근 주민들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속초시의 안일한 행정과 미흡한 중재로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공사 시작 이후 3년 10개월 동안 소음, 분진, 진동 피해로 인해 창문을 열 수도 없고, 아이들이 베란다에 나가는 것조차 불가능했다”며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일조권, 조망권, 사생활권이 완전히 침해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햇빛이 들지 않는 거실, 벽처럼 막힌 조망, 신축아파트에서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사생활, 앞 건물에 맞고 부는 바람과 소리까지 - 우리의 주거환경은 이미 붕괴됐다”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특히 주민들은 “속초시는 단 한 차례의 주민설명회나 공청회조차 열지 않은 채 사업계획을 승인했고, 이후 제기된 수십 건의 민원과 9차례의 항의집회에도 행정적 중재나 조정은 없었다”며 “시민이 존재하지 않는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대위는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존중하는 도시발전을 요구한다”며 “속초시 금호동 개발은 시민의 일상과 주거권을 침해하는 대가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속초시는 지금이라도 주민과의 대화에 나서야 하며, 사업시행사·시공사·행정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즉각 구성해 피해조사, 현실적 배상,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비대위 측은 일조권 침해와 소음·분진 피해 등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며, 국회·감사원·국민권익위원회·국토교통부·용산 대통령실 등에도 관련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또한 시공사 본사 및 정부기관 앞에서의 현장 시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5년에 걸친 속초 금호동 아파트 공사 관련 갈등이 이번 주민 입장문 발표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속초시의 적극적 중재와 사업시행사·시공사의 책임 있는 대응, 그리고 시민사회의 협력을 통해 ‘시민의 삶이 존중받는 도시개발’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