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고통과 인간의 존엄을 예술로 풀어낸 창작 음악극 ‘무의공 이순신’이 오는 10월 18일(금) 광명 무의공 만남의 광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공연은 2025 경기도 작은문화 육성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으로, 다온봉사단(회장 이봉규)이 주최하여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만드는 뜻깊은 문화 프로젝트다.
‘무의공 이순신’은 단순한 역사극을 넘어, 이순신 장군의 전쟁을 ‘인간과 예술의 언어’로 재해석한 음악극이다. 북소리와 절규, 불길과 바람의 소리가 교차하며 전쟁의 참상을 그려내는 한편, 장군의 내면 속 외로움과 결단, 그리고 백성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음악과 낭독, 영상으로 엮어낸다.
작품은 전쟁의 기록을 낭독하듯 이어지는 내레이션을 통해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인간의 목소리를 전하고, 관객들은 그 속에서 장군이 품었던 결연한 의지와 인간적 고뇌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영웅 이순신보다는 ‘인간 이순신’에 초점을 맞췄다. 외로움과 희생, 결단의 순간에 놓인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며, 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인간이 끝내 지켜야 할 존엄과 신념의 의미를 되묻는다.
음악은 작품의 정서를 이끄는 핵심축이다. 작곡가 김은혜와 우미현이 공동으로 참여해 전통음악의 깊이와 현대음악의 감각을 결합했고, 피아니스트 엄영아, 바리톤 채영준, 테너 김규욱이 출연해 각 인물의 감정을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게 한다. 음향 조정 한상돈의 세밀한 조율이 더해져 공연의 완성도를 한층 높일 전망이다.
특히 작품의 클라이맥스에서는 북소리가 전쟁의 끝을 알리며 울려 퍼지고, 내레이션이 “나라를 지켜낼 수 있다면 두려움이 없었다”는 대사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한 승전의 외침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초월한 인간의 고독한 결단을 상징한다. 공연 관계자는 “이 장면은 전쟁을 넘어선 인간의 품격을 표현한 대목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무의공 이순신’은 예술과 역사, 그리고 공동체 의식이 맞닿는 무대다. 전쟁의 서사를 영웅담으로 되풀이하기보다, 오늘의 관객에게 인간의 존엄과 평화의 가치를 묻는 메시지로 다가간다. 전쟁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 상처, 그리고 그 상처를 어루만지는 예술의 힘이 올가을 광명의 하늘 아래 다시 울려 퍼질 것이다.
한방통신사 김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