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의 자부심이자 전국적 관광명소인 삼화동 무릉계곡(武릉溪).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이 무색하게도, 그 비경으로 들어가는 초입은 거대한 시멘트 공장과 매캐한 분진이 점령하고 있다.
시민들과 귀성객들은 “청정 관광 도시를 표방하면서 입구에 쓰레기 태우는 공장을 방치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시멘트 산업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 무릉선경(武陵仙境)의 대못, 시멘트 공장
무릉계곡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이자 동해시 관광의 핵심 축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무릉계의 기암괴석을 마주하기 전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삭막한 공장 설비와 폐플라스틱을 실어 나르는 대형 트럭들이다.
쓰레기가 ‘대체 연료’라는 이름으로 동해시로 밀려들면서, 시멘트 공장은 사실상 대규모 폐기물 소각장으로 변질됐다.
무릉계곡을 찾은 한 관광객은 “천혜의 자연을 기대하고 왔는데 입구에서부터 쓰레기 타는 냄새가 진동한다”며 “관광지의 가치를 깎아먹는 이런 시설이 왜 아직도 입구를 지키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 낡은 ‘상생 논리’의 허구와 핀란드의 교훈
그간 시멘트 업계는 지역 고용과 경제 기여도를 방패 삼아 환경 오염에 대한 비판을 피해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경을 파괴해야 먹고살 수 있다’는 논리는 이제 유통기한이 끝났다고 지적한다.
과거 핀란드의 살로(Salo)시는 노키아가 문을 닫으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으나, 오히려 이를 기점으로 혁신 스타트업 도시로 탈바꿈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동해시 역시 시멘트라는 거대 오염 산업의 그늘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수소 에너지와 고부가가치 관광 등 진정한 미래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시민의 건강권은 기업 이윤의 하위 개념이 아니다”
삼화동 무릉계곡의 현실은 과거의 낡은 산업 구조가 미래의 청정 가치를 억누르고 있는 형국이다. 기업이 법적 기준치 뒤에 숨어 쓰레기 소각으로 배를 불리는 동안, 동해 시민들은 발암물질 공포와 ‘쓰레기 도시’라는 오명을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다.
환경을 외면하고 시민의 건강을 무시하는 기업은 더 이상 지역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 무릉계곡 입구의 시멘트 공장은 이제 지역의 자산이 아닌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동해시가 진정한 명품 관광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 거대한 대못을 뽑아내는 결단이 필요하다. 시민의 숨 쉴 권리와 무릉계의 가치를 회복하는 일, 그것이 동해의 새로운 길을 여는 시작점이다.
한방통신사 양호선기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