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핵가족화되면서 주변에서 들리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울음소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인구 소멸이 우려되는 지금, 산업화 시기부터 현대 사회의 변화 과정을 직접 겪어온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험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김인순 대한노인회 제주연합회장은 “급격한 산업화로 젊은 세대의 이동은 잦아지고, 노령화가 깊어지면서 인구절벽에 이르렀지만 저출산은 계속되고 있다”라며 이를 국가적 위기라고 지적하고 어른 세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대한노인중앙회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부설 노인대학원생들이 중심이 되어 ‘어른다운 어르신’이 3세대 아이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결실이 바로 ‘제주의 1~3세대 북(book) 콘서트’ 편찬이다.
창설 50년 만에 발간된 이 책에는 1세대 어르신과 2세대·3세대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공유한 내용이 생생히 담겨 있다. 세대 간의 마음과 생각을 잇는 소통의 장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책 곳곳을 살펴보면, 초고령 사회의 변화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려는 어르신들의 통찰과 ‘어른 역할’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는 노인을 구태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넘어, 사회적 존경을 회복하는 긍정적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북 콘서트와 함께 마련된 1·3세대 동요 가요제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요 가요제는 세대가 함께 참여하며 잊혀 가던 추억과 어린 시절의 감성을 되살리고, 동요 속에 담긴 삶의 애환과 나라 사랑의 정서를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473개 경노당을 이끌고 있는 김인순 회장은 전국 유일의 여성 연합회장답게 취임 이후 섬세하고 세심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노인회 활동의 변화와 활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이번 북 콘서트 추진은 그의 대표적인 성과로 손꼽힌다.
김 회장은 “노인 세대는 65세부터 100세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그만큼 수혜자도 많지만 책임도 크다”라며 “어른 세대가 잘못된 관행을 스스로 바로잡고, 후대가 올바른 국가관을 갖도록 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 여성 특유의 자립정신과 개척정신이 이러한 변화를 추진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대가 변해도 개인의 생각과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며, 억압된 틀에서 벗어나야 창의성이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인회의 의무·책임·권리가 균형 있게 자리 잡아야 하며, 모든 활동은 경노당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하며 중앙회와 각 연합회, 지회의 변화된 인식이 하나로 모여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이러한 변화를 사회에 알리고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은 언론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