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의는 첨단산업 클러스터 육성 전략 수립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첫 번째 회의입니다. 회의에는 지난 4월 대통령과 함께 보스턴을 방문했던 기관을 포함해 기업, 연구소, 지원기관, 정부 부처 및 지자체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시작에 앞서 “그동안 수출전략회의를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과 정책 차원에서 진행해 왔는데, 오늘은 우리의 수출 역량을 높이기 위한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한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기술과 바이오가 급속도로 융합이 되고 있어 이제는 물리, 생물도 디지털 데이터를 가지고 사람이 손으로 실험하는 것보다 수천만 배 빠른 속도로 실험을 해서 10년이 걸릴 연구 실험 과정이 한 시간이면 결과가 도출되는 것들이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대통령은 “지난 방미 때 합의대로 서울대병원과 MIT가 서로 협력해서 바이오 동맹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면서, “정부도 국제 연구기관 간 협력체계에 관심을 갖고 거기에 많은 투자를 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유시장 원리에 기반한 공정한 보상체계를 잘 법제화하고, 설계를 해주고,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시장에 활력을 주는 그런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대통령께서 해외순방 때 방문한 외국 대학교가 카이스트에 공동연구를 제안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하면서, “4월 미국 국빈 방문 시에도 MIT와 바이오 양자기술 공동연구의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드린다. 다만, 해외 유수의 대학교와의 공동연구 예산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고 관심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 총장의 건의를 듣고, “미국 순방에서 귀국하는 길에 과기부 장관에게 30조원의 R&D 예산 중 국제협력 부분을 크게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하면서, “이 예산을 활용해 국제 공동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CJ제일제당의 최은석 대표는 “바이오 파운드리는 균주 확보가 제일 중요한데 LMO(유전자 변형 생물체) 규제로 인해 균주 확보에 9개월에서 3년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히면서, “관련 부처에서 규제를 개선해 준다면 바이오 파운드리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미국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적극적으로 규제를 개선하여 글로벌 협력 강화의 기반도 마련하고 선제적인 시장 구축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으며, 산업부 장관은 “LMO 규제에 대해 과기부 등 관계 부처와 신속히 협의하여 소량의 상업용 생산 등의 경우 검사를 면제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테서(Tesser, 의료·헬스케어 분야 데이터 기업)의 이수현 대표는 “의료 AI 분야에서는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데 병원 데이터는 밖으로 나오기 어려워 데이터 공유가 힘들고, 의료 분야 오픈 데이터를 만들고 있는데 한 달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등 접근에 제약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통령은 “데이터 활용에 대해 민간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악용할 소지가 없고 비식별화만 정확히 된다면 우리 첨단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의료 데이터도 산업 자원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쓸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박환성 변호사는 “최근 우리 기업들이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을 손해배상액과 처벌 수위가 우리보다 높은 미국에 제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언급하면서, 우리의 지재권 보호제도도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오송에 K-바이오 스퀘어를 조성하고 있으며, 기획 단계에서부터 보스턴의 켄달스퀘어와 같이 기업, 상업, 주거 시설을 혼합, 융합 배치하고 있다”고 소개했으며, 유정복 인천시장은 “국제공항, 항만, 경제자유구역, 대학교, 대기업 등 인천의 경쟁력을 살려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를 적극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토론을 마친 후, “우리 축구도 국제화되니까 월드컵 예선 탈락은 생각도 안 하는 수준으로 올라간 것처럼, 우리가 첨단과학기술을 육성할 때에도 ‘국가주의’보다 ‘국제주의’로 접근해서 세계 최고의 과학자, 연구자, 기술자들과 함께 서로 동료처럼 연구해 나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영국은 투자금융 제도가 잘 되어 있고 국민들이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프리미어 리그가 세계 최고의 리그로 발전했고, 미국은 마찬가지로 투자금융 제도가 잘 갖추어진 상황에서 국민들이 야구, 농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대통령은 “인내를 강요하면 혁신의 장애물이 된다”고 언급하면서, “여러분들이 혁신을 만들어 내는 데에 장애가 되는 제도가 있는 경우, 관계장관에게 건의를 해 주신다면 신속하게 검토를 해서 ‘이건 확실이 있어야 된다’는 신념이 없는 부분들은 모두 없애겠다”며 불필요한 규제 해소를 약속했다.
한편, 대통령은 오늘 회의장에 들어가기 직전, 바이오 의약품 기술, 디지털 의료기기에 대한 시연을 관람하고 제품 설명을 청취했다.
카이스트는 자체 개발한 알츠하이머 단백질 치료제에 대하여 영상 등을 통해 기술 설명을 했으며, 전자약 개발업체 뉴라이브는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인 이명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를 소개했습니다. 대통령은 전기·소리로 뇌신경을 자극하여 뇌혈류와 신경전달 물질을 증가시키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직접 착용해 소리를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삼성서울병원은 병원 내 의사의 회진을 보조하는 로봇을 소개하고 현장에서 의료진 연결을 통해 회진 로봇 기능을 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