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수 김포시장이 시의회의 교체 요구에도 불구하고 E 홍보기획관의 임기를 2년 연장하며 시의회와의 관계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김포시는 지난 20일 개방형 직위인 E 홍보기획관(지방행정사무관 5급)의 임용 기간을 2027년 3월 19일까지 연장하는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E기획관은 2023년 3월 20일 임용됐으며, 이번 결정으로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E기획관은 임용 초기부터 시의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홍보 방향이 일방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예산 집행의 투명성 문제, 시의회와의 갈등이 주요 논란으로 떠올랐다. 특히 전 엄진섭 부시장이 의회 상임위원회에서 공개 사과할 정도로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의회와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 기획관은 시의회 야당 원내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의회 부의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직장 내 성희롱 진정을 제기했지만 각각 무혐의 및 기각 처리됐다. 이에 대해 시의회 정영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홍보기획관은 공직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며,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지난해 8월 이 기획관의 해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고, 올해 1회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도 홍보기획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김 시장이 임기를 2년 연장하면서, 시의회와의 협치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김 시장이 의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임기(2026년 6월)를 넘어서는 결정까지 감행한 것은 '오기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시의원은 “행정은 공과 사를 분명히 해야 하는데, 이번 결정은 감정적인 대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민의힘 소속 한 정당인은 “시장이라면 의회와 협치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이번 결정은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키는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김포시청 내부에서도 이 기획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한 공직자는 “처음에는 시의원들에게 소신 있는 인물로 보였지만, 지금은 갈등이 불필요하게 커지면서 내부 분위기도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E기획관은 언론과의 관계에서도 논란을 빚었다. 취임 후 시청 브리핑룸을 없애고, 기사 송고실을 폐쇄했으며,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일부 기자들의 출입을 제한해 언론 탄압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한 언론인은 “김포시의 홍보 정책이 시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시장의 이번 결정이 향후 시정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가운데, 시의회와의 관계 개선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