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삶은 황혼 무렵에야 결과를 알 수 있고, 한해의 삶은 연말이 되어야 그 모습을 드러낸다. 한해가 끝나고 지나간 달력을 모두 넘긴 후에야 1년이 지난 것을 실감한다. 크리스마스의 소란이 지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자정 무렵 보신각의 타종 행사를 보며 새해가 시작되는 것을 실감한다.
새해를 앞둔 연말연시에는 우리 주변에는 덕담이 넘쳐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시고 사업 번창하세요”, 누구나가 덕담이 오가면 정감 있는 말에 돈독함을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 무렵 사람들은 비로소 바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본다. 매년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시간에 늘 상 보아왔던 익숙한 풍경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2025년 한해는 우리 주변에 유독 어려움이 많았던 한 해다.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 갇힌 정치권의 메꿀 수 없는 간극은 모든 국민들을 우울하게 만들었고, 편을 가르며 외쳐대던 광기 어린 광장의 함성은 불신의 골을 깊게 했다. 정치는 물론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국제정세의 격랑은 한 치 앞도 구분하기 어려운 혼돈의 먹구름 속에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모두가 이성을 잃고 자기 앞가림만 급급한 모습들이 갈등과 뼈아픈 상처로 남아 국민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국내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여러 나라들의 싸움판이 커지고 있다.국가간에 상반된 이념이 증오로 변하면서 분노와 대립의 불길을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에 사는 세계인 모두가 성찰의 지혜가 아쉬운 시간이다. 우리 주변에 머물렀던 소용돌이 치던 힘든 한해가 이렇게 조용히 저물고 있는 것이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것은 단순히 날짜를 넘기는 일이 아니다.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고, 다가올 시간을 준비하는 마음의 과정이다. 모든 사람들의 인생살이를 보면 온전하게 성공적인 삶도 없고, 모두가 실패한 삶도 없다. 다만 살아가는 방식이 다를 뿐 누구에게나 인생은 모두가 소중하고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문득 지나온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면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더 짧은 것 같다는 생각에 주위 사람들과의 돈독한 만남이 감사이고 축복이라는 느낌이 든다. 요즘 사람들의 새해 소망은 과거에 비해 점차 소박해지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대단한 성공보다는 일상의 무탈함을 바라고 있고, 큰 도약보다 현상 유지를 바라고 있다.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우리 모두는 지금 한 해를 보내면서 지나온 시간 속에 마음에 담아왔던 불필요한 오해와 분노, 후회됐던 일들을 정리할 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에 와 있다. 항상 주변에 감사하고 소소한 기쁨에 고마움을 느끼는 새로운 희망과 변화가 있는 한해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