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임기반환점을 앞두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약 140분간 진행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라는 것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고 밝혔다. 회견장 연단 위 의자에 앉아 담화문을 발표하던 윤 대통령은 재차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김여사 대외활동 사실상 중단 11월 순방 불참… 제2부속실장 임명
명태균 녹취 관련 “부적절한 일 없다” 인사 쇄신·국정 기조 전환 등도 밝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국민 앞에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부터 명태균씨의 선거개입 의혹 등에 대해 적극 해명하며 쇄신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아내가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을 해야 되는데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임기반환점을 맞아 국민들께 감사와 사과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국민들께 사과드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국민들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라고 했다. 의료개혁 등 4대 개혁 추진을 둘러싼 진통에 대해서는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추진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담은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미 2년 넘도록 수백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 많은 사람을 조사하고, 기소할 만한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했다”며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김 여사의 대외활동은 꼭 필요한 행사 외에는 중단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외교 관례상 국익 활동상 반드시 해야 된다고 저와 제 참모들이 판단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해 왔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달 중순 있을 국제행사에 김 여사는 불참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여사를 공식 보좌할 제2부속실장에 장순칠 대통령실 시민사회2비서관을 임명했다.
또 윤 대통령은 당선 후 명씨와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며 공천 개입 의혹 등에는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대선 전부터 사용해온 전화번호를 바꾸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후반기 쇄신 방안에 대해서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 쇄신에 나서겠다”며 “저는 2027년 5월9일 저의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벌써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