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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현장칼럼] 한 그릇의 밥이 전하는 사랑 — 대전역 동광장 ‘사랑의 밥차’

바람이 선선해진 가을의 오후, 대전역 동광장은 따뜻한 국밥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수십 명의 봉사자들. 바로 ‘사랑의 밥차’ 무료급식 봉사 현장이다.

 

이날(10월 25일)도 어김없이 ‘사랑의 밥차’가 운영되었다. 안복임 회장을 중심으로 한 자원봉사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재료를 손질하고, 큰 솥에서 따끈한 국과 반찬을 준비했다.


“밥 한 끼로 사람 마음을 살릴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일을 계속할 겁니다.”


안 회장의 말에는 수년째 이어져 온 봉사의 철학이 담겨 있다.

 

현장은 디딤돌교회, 대전한마음로타리클럽, 국제로타리 3680지구, 그리고 각계 후원자들의 손길이 더해져 하나의 거대한 ‘사랑의 공동체’가 되었다. 노숙인, 독거 어르신, 일용직 근로자 등 도움이 필요한 시민 500여 명이 줄을 서서 식사를 받았다. 한쪽에서는 설거지와 재활용 분리, 배식 정리까지 쉼 없이 이어졌다. 봉사자들의 얼굴엔 땀이 맺혔지만, 그 속엔 피곤 대신 미소가 번졌다.

 

‘사랑의 밥차’는 단순한 무료급식이 아니다. “누군가를 위한 식사”라는 이름의 존중과 연대의 상징이다. 대전역이라는 공간이 잠시나마 따뜻한 식탁으로 변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위로를 얻는다.

봉사자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배고파서 힘든 게 아니라, 마음이 외로워서 힘든 거예요.
이 밥 한 끼가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 외롭게 해주길 바랄 뿐이죠.”

 

그날, 동광장에는 국자 소리와 함께 나누어지는 ‘사랑의 온기’가 있었다.
하얀 천막 아래서 시작된 이 작은 나눔은, 어느새 도시의 마음을 따뜻하게 덮고 있었다.

 

한방통신사  신태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