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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유철 기자수첩]인천 특수교사 사망, 강남 학폭…고통받는 교사와 외면당한 학생들

무책임한 수도권지역 교육정책, 힘없는 교사와 학생들만 억울한 피해자

인천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가 과중한 업무로 숨진 사건과 관련 최근 인천시교육청이 언론 브리핑을 갖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 하고 있다.

 

오래전 발생한 강남 지역 교육청에는 관내에 있는 Y 중학교 학교폭력 사건도 처음에는 피해 학부모와 학교 간의 다툼이 최근에는 관할 교육청으로 확대돼 문제가 커지고 있다.

 

이들 학교 문제 모두가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어 각급 학교의 학습을 감독하는 교육청 측의 교육정책이 방향을 잃은 채 흔들리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해 10월 24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사인 고(故) 김동욱 교사(28)가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생전에 반복적인 과로와 중증 학생 대응에 따른 스트레스, 무리한 행정업무에 시달려 “더 이상 못 버티겠다”라는 말을 남긴 채 세상을 하직했다. 사건 발생 직후 동료 교사와 시민들이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분향소를 설치 했고, 전국의 특수교사와 교원단체가 처우개선을 촉구했다.

 

문제는 과밀 특수학급으로 발생한 사건이다. 당초 법정 정원은 6명인데 8명으로 정원이 초과됐고, 주당 수업 시간은 29시간(평균 20시간)으로 45%를 초과한 것이 주된 원인 이었다. 당시 고인은 학생들의 돌발행동을 저지하느라 허리 부상을 입은 채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고, 수업 중 학생에게 얼굴을 걷어차여 한 해 동안 보건실을 52회 내원했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이러한 열악한 현실을 벋어나기 위해 수 차례 인천시교육청에 증원과 학급 분리를 요청했으나 교육청 측은 내부 운영 기준을 이유로 모두 거절했다. 거절 이유는 단순하다. 정원 초과 3명 이상만 추가 교사 배치가 가능한 것으로 이 학교는 2명이라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 교육청 보유 기간제 특수교사는 90명 이상으로 즉시 투입이 가능한 인력이 충분한데도 교육청의 경직된 사고(思考)로 현장의 어려움을 무시한 것이다.

 

사건 발생 직후 유족과 교원단체의 요청으로 인천시교육청에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됐고, 조사 결과 학교 측이 정원 초과 문제로 대체인력 투입을 묵살, 교육청이 조직적 구조적 책임이 고인의 사망에 미쳤다고 판단 됐다.

 

이후 지난 7월 24일 해당 책임자인 교육감을 비롯 담당 장학관이 권고 조치됐다. 그러나 교육청 측은 진상조사위원회의 최종 판결에 전원 반대 입장을 표시했고, 학교 측은 뒤늦게 특수학급 증설신청, 과밀학급에 기간제 교사 투입 등 기준을 개정했다. 서둘러 개선 해야 될 일을 고인 사후에야 뒤늦은 조치로 힘없는 어린 교사만 억울한 죽음의 희생자가 됐다.

 

이번 사건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닌 특수교육 행정 체계의 부실 대응과 인력 운영 실패가 초래한 구조적 사망이다. 그런데도 교육청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책임자 징계 여부 감사 결과를 뒤로 미루며 엉거주춤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교육 관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교육청의 문제는 인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중심 지역인 강남교육청 관내에 있는 Y 중학교는 학교폭력 문제를 놓고 관할 교육청 측과 학부모 측의 다툼이 한창이다. Y 중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A 학생의 경우 불량 학생에 의한 성 착취물인 ‘딥페이크’가 SNS에서 나돌자 그 충격으로 수치심을 느껴 3개 가까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 측은 학생이 잘못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애를 태우며 학교 측과 다투다 이제는 교육청으로 다툼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이 다투는 이유는 간단하다. 어린 학생들의 문제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할 학교장이 대답을 꺼리는 상태에서 감독관청인 강남교육청 교육감이 방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의 미온적인 태도에 분개한 학부모 측은 류장경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대한노인회 강남구지회장과 174개 경로당 이름으로 진정서를 제출해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문제가 커지는데도 불구하고 류 교육장은 언론과의 대화를 꺼리고 있고, 학폭 피해자인 어린 학생은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 죽고 싶다”라는 식의 비관적인 언사를 쏫아 내고 있어 주변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

 

인천 지역의 특수학교 교사의 억울한 죽음이나 언주중학교의 학폭 사건이나 자세한 원인을 살펴보면, 모두가 해당 교육청의 방관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교육행정의 획기적인 변화와 책임 의식이 없는 한 학교 주변의 힘없는 교사나 학생들의 억울한 피해는 쉽게 근절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