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철 기자수첩]속도의 시대, 우리가 붙잡아야 할 고삐

  • 등록 2026.02.16 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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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있는 속도로, 2026년을 달리다

붉은 말의 해, 2026년이 밝았다. 내일은 설이다. 뜨거운 불기운을 품은 말이 광활한 들판을 힘차게 달리는 모습처럼, 올해는 시작부터 역동적이다. 예로부터 병오년은 변화와 격동, 그리고 속도의 상징이었다. 1906년과 1966년이 그랬듯, 60년 만에 돌아온 올해 역시 거센 흐름을 예고한다.

 

우리는 지난 한 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이차전지 산업은 가파르게 치솟았고, 초연결 사회 속에서 정보와 여론은 눈 깜짝할 사이 번졌다. 시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방향을 바꾸었고, ‘빠름’은 곧 경쟁력이 되었다. 그러나 속도가 곧 목적지는 아니다. 달리는 말에게 고삐가 필요하듯, 우리 사회에도 중심을 잡아줄 기준이 필요하다.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품격을 앞지르지 않도록, 성장의 수치가 공동체의 온기를 식히지 않도록 말이다.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기도 하다. 정치의 시계 또한 빨라지고 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구호는 높아지고 목소리는 거칠어진다. 하지만 시민이 바라는 것은 요란한 질주가 아니라 묵묵히 약속을 지키는 태도다. 붉은 말의 열기가 갈등의 불씨가 되지 않도록, 절제와 책임, 그리고 타협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경제는 여전히 우리의 체력을 시험한다. 물가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졌다고는 하지만, 체감 경기는 녹록지 않다. 자영업자의 근심, 청년의 취업 불안, 중장년층의 노후 걱정이 사회 곳곳에서 겹쳐진다. 멀리 달리기 위해서는 호흡을 가다듬어야 한다. 과감한 혁신과 함께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갖추는 균형이 필요하다. 기업은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사회는 실패를 재기의 발판으로 바꾸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붉은 말은 홀로 질주하지 않는다. 무리를 이루어 바람을 가른다. 우리가 마주한 과제 또한 그렇다. 기후 위기, 인구 구조 변화, 지역 소멸의 문제는 어느 한 주체의 힘으로 해결될 수 없다. 정부와 기업, 시민이 각자의 속도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보폭을 맞춰야 한다.

 

새해 인사에는 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말이 담긴다. 여기에 하나를 더하고 싶다. ‘방향을 가진 속도’다. 뜨거운 열정을 품되 타인을 태우지 않는 온도로, 빠르게 나아가되 뒤처진 이를 돌아보는 속도로. 2026년이 과열이 아닌 도약의 해로, 분열이 아닌 연대의 해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초원을 가르는 말발굽 소리가 올 한 해 희망의 리듬으로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다.

 

 

 

 

 

 

 

 

 

 

 

 

 

신유철기자 nbu9898@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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