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의장님,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방청석을 가득 채워주신 안양시민 여러분,
안양시의회 허원구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시장께 주어진 ‘권한’이 어떤 의미인지,
그 무게가 얼마나 막중한지를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시장의 자리는 56만 시민을 대표합니다.
공무원을 임명하고, 공공기관의 수장을 선출하며,
수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합니다.
이처럼 막대한 권한은,
도시의 미래와 시민의 삶을 결정짓는 책임의 권한입니다.
시장 개인의 입맛에 따라, 목적에 따라, 친분에 따라 행사되어서는 안 됩니다.
시민의 신뢰와 동의 위에서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26일,
안양청소년재단 대표이사 인사청문회와 이후 과정에서
이 기본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내정자는 업무 이해도 부족, 공직자로서의 태도 역시 미흡하였습니다.
반복된 문책 이력까지 드러나며
기관장으로서 적절치 않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이러한 부적격 인사를,
시민의 우려와 시의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끝내 임명하려 했습니다.
결국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지만,
이는 시민 여론과 조직 내부의 반발로 인한 강제 퇴진이었습니다.
이 사태는 단순한 ‘인사 해프닝’이 아닙니다.
시장이 권한을 사적으로 휘두르려다,
안양시 행정을 흔들어놓은 중대한 책임 사안입니다.
그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청소년재단은 5개월 넘도록 대표이사 없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후임 선임은 지연되고 있으며, 조직은 표류하고 있습니다.
실무자들은 피로를 호소하며,
청소년 정책은 완전히 올스톱 상태입니다.
‘청년특별시’를 말하면서도,
그 첫걸음이 되어야 할 청소년 정책은 지금 발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잘못된 인사를 밀어붙인 시장에게 있습니다.
조직이 마비되고, 정책이 무너지고, 시민의 신뢰가 흔들린 지금, 시장은 아무런 해명도, 반성도,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께 묻습니다.
시민을 위한 인사였습니까?
능력과 자질을 보고 내정한 것입니까?
아니면, 개인적 인연과 정치적 목적을 앞세운 것입니까?
공공기관 인사가 사적인 충성의 도구가 되는 순간,
그 도시의 행정은 무너지고, 정책은 멈추며, 시민은 피해자가 됩니다.
지금 안양시가 바로 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제도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두 가지를 강력히 제안합니다.
첫째, 청소년재단을 비롯한 모든 산하기관장 임명 시 외부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인사검증위원회 제도를 도입하십시오.
둘째, 현재 공석인 청소년재단 대표이사를 조속히 임명하되,
이번에는 반드시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물,
청소년 정책의 비전과 책임감을 갖춘 인물이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시장님,
권한은 안양시민이 위임하였습니다.
이 권한을 사적으로 휘두른다면,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안양시민에게 돌아갑니다.
청소년의 미래를 흔든 이번 사태에 대해
이제는 시장께서 직접 책임지고 바로잡아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