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철 칼럼]청송 산불 피해 이재민 지원, 정부 차원의 빠른 보상이 필요

  • 등록 2025.04.09 22: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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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희 시장. 청송군 공무원, 24시간 이재민 돌보고 있어
“산불 피해 복구와 보상, 청송군의 과제와 정부의 역할”

“이재민들의 생업을 위해 자신들이 살던 곳으로 빠르게 이주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다음은 과수농가와 가축 피해를 산출해 정부 차원의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산불 피해로 집을 잃은 이재민을 위해서는 주거지 마련과 적절한 보상이 시급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청송 지역 산불 피해 발생 후 지난 8일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난 윤경희 청송군수와 산하 공무원들은 이재민 사후 대책을 마련하느라 재해 주민 못지않게 피로가 누적된 표정이다. 이 군수와 청송군 공무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보름이 넘게 24시간 교대로 이재민들을 돌보고 있기 때문이다.

 

청송군 공무원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재해 현장에 머물며 구호품을 전달하며 이재민들의 손발이 돼 봉사활동을 벌이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봄빛처럼 따스하다.

 

청송군이 이재민들을 돌보기 위한 대책은 맨 먼저 집 잃은 사람들이 임시로 머물 수 있는 천막 텐트 시설에 안정된 주거시설을 마련해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기온이 올라 더위가 시작되자 임시텐트에서 묵고 있는 이재민들이 전염병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 잦은 취사로 또 다른 화재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목격한 청송군은 이들에게 신속하게 조립식 임대주택이라도 지어주어야 한다는 계획으로 늦어도 5월까지 이주 문제를 해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재해가 발생하자 대다 수 이재민들은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겼으나 아직도 일부 이재민들은 선 듯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나이 든 어르신들은 평생을 함께 지내온 집이 순식간에 포탄을 맞는 것처럼 검은 연기와 함께 사라진 동네를 둘러보면 자신의 마음도 숯덩이처럼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어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어느 어르신은 현장에 나가 봉사하는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버럭 화를 내는가 하면, 대소변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주변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강한 충격으로 인한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의 우울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정신적 치료도 모두가 공무원들의 몫이다.

 

청송군은 임시 조치로 인근 호텔이나 여관 등을 정해 식비와 숙박비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응급대책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들을 위한 임시주택 자금도 배정해 놓은 상태다. 자금은 국비 50%, 도비 25%, 군비 25%로 정해 지원된다.

 

다음으로 해야 될 일은 이재민들의 보상 문제. 군 측이 현재까지 조사 결과 총 550세대가 새로 주택을 지어야 주거지가 확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청송군은 행안부의 감독 아래 이달 15일까지 정확한 실측 조사를 실시, 복구가 어렵게 소실된 집은 철거 대상 건축물로 결정했다.

 

정확도를 위해 위성사진 판독 등을 토대로 전소, 반소 등 등급을 결정한다. 이어서 처리해야 할 문제는 불에 탄 과수나무 피해와 가축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 청송은 사과 재배 농가가 많고, 농가마다 염소를 많이 사육하고 있어, 농민들의 주 소득원에 대한 적절한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살펴야 할 일이 산림 피해 복구 대책이다. 산림 피해의 경우 임시 조치가 아닌, 5개년~10개년의 중장기 계획을 세워 청송 지역 환경에 가장 잘 맞는 나무를 식재하는 일이다.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텐트 안에서 음식물 취사하는 일이 잦아 화재의 위험이 있는 데다 식중독 등 예기치 않은 질병 감염이 우려돼 한시도 관계 공무원들이 자리를 뜨지 못해요. 긴급한 공무를 위한 소중한 시간과 인력 손실이 엄청나다는 느낌이 듭니다.” 현지 실정에 대해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박 장혁 청송군 홍보과장의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박 과장은 또 “ 오는 25일까지는 ‘현재의 거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표로 이재민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일부 어르신의 경우 거소를 옮기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는데 애를먹고 있다”고 어려움을 실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재민들에 대한 지원은 청송군이 앞장서고 있지만, 중앙정부도 절박한 지역 실정을 감안, 정부 차원의 폭넓은 보상과 지원책이 뒤 따라야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년, 마을 주변 산야에서 늘 상 보아왔던 봄꽃 구경도 못한 채 비좁은 공간에서 구호품에 의존하는 이재민들의 우울한 일상. 하루빨리 복구가 이루어져 삶의 의욕을 상실한 주민들이 용기와 희망을 되찾는 시간이 앞당겨지길 바란다.

 

신유철 칼럼 nbu9898@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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