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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빈 강정, 졸속행사로 마무리 된 ‘파주개성인삼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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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2-10-24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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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지역 인삼을 홍보하기 위해 열린 ‘파주개성 인삼축제’가 졸속행사로 끝났다. 파주시(시장 김경일)는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2일간 임진각광장에서 ‘파주인삼이 개성인삼입니다’라는 주제로 인삼 축제를 개최했다.

행사장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롯, 경기도의원, 파주시 시의원 및 각급 기관장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개막식을 가졌다.

청명한 가을날,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열린 행사답게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모처럼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번 행사가 17회째라고 하니 파주지역에서는 꽤나 연륜을 가진 지역행사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파주시가 공들여 만든 축제행사가 지역주민들이 아닌 외지인들에게는 조금은 낯설고 개운 찬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 대부분이 외지인이고, 실제 파주지역 주민들의 참석자 숫자는 외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보였다.

지역 사정에 밝지 않은 외지인들은 ‘파주개성인삼축제라’는 브랜드가 익숙하지 않은 표정이다. 물론 파주지역 장단면 일대가 과거 6.25전 개성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장단면에서 생산된 인삼은 개성 인삼으로 본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장단면이 파주시에 귀속되면서 파주시가 된 것이다.

그렇지만 지역 실정에 어두운 외지인들이 축제 이름만 놓고 보면, ‘파주와 개성이 함께 축제를 치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드는 행사 브랜드다. 차라리 ‘파주 인삼축제’로 명명하고, 옛부터 유명한 개성인삼의 맥을 잇는 행사라고 설명을 한다면 정체성이 확실해지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보기에 따라 파주시의 행사가 개성 인삼에 묻어가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시 측이 어렵게 마련한 즐거운 축제에 흠집을 잡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니다. 이곳을 찾은 여러 외지인들이 자주 얘기하는 것을 듣고 전하는 말이다. 일반인들의 보통 생각이나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행사 규모가 커지고 있고, 이에 따른 홍보 발상도 변해야 될 것 같다는 아쉬움에서다.
인삼 고장으로 잘 알려진 멀리 충청남도에 있는 금산지역은 과거 상당수의 행정구역이 전북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금산과 경계인 전북 진안군 일대는 금산 못지않게 많은 수량의 인삼이 재배되고 있다. 그러나 항상 금산인삼은 금산에서만 나오는 특산물로 알려지고 있다.

행사장에서 느낀 또 한 가지 사실은 내실이 없이 보여주기식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 민속공연이나 청소년 페스티벌 등 외관 행사는 화려하게 꾸며져 있으나 정작 인삼재배 농가들을 위한 배려는 뒷전에 밀려있었다. 행사장 주변에는 10여개의 부스에 인삼이 진열돼 있으나 생산지 표시와 몇 년생 제품인지 2곳의 부스에만 부착되었을 뿐 나머지 부스에는 생산지 표시를 정확한 기록을 하지 않아 실제 파주지역에서 생산된 것인지 혼란스러움을 주었다.

행사장 관리도 엉망이다. 행사를 주최한 파주시의 허술한 관리는 주차장 관리부터 시작됐다.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마땅히 주차 시킬 곳이 없는 참석자들은 아무 곳이나 적당한 자리에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주차하는 사례도 있어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해 교통통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주변 시설관리도 허점투성이다. 행사장에 마련된 각 읍면동 판매 부스에서 발생하는 폐수가 하수관을 통하지 않고 우수 관로를 통해 버려지고 있으나 환경오염에 관심을 갖는 직원은 어디에도 찿아볼수 없었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은 화재 시 사용하는 소화전 물을 음식점에 사용하는 모습도 발견돼 안전불감증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

파주시의 허술한 현장관리는 이동식 화장실에도 문제가 있었다.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에서 밖으로 물이 오수관으로 새어 흘러나오는 불결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겉만 번지르 하게 포장한 축제의 내면은 환경문제는 아예 포기하는 자세다. 행사장 주변 카페 가로화단에 임시로 마련된 파라솔을 갖춘 의자에는 주변 사람들이 앉지 못하도록 자리다툼을 하는 살풍경한 모습은 행사장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정식으로 허가를 얻은 몽골텐트 뒤편에는 지역단체들이 무단으로 설치한 텐트가 뒤섞여 무법천지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이들을 단속하는 공무원은 없었다. 파주시는 이번 행사에 4억9,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고 한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지자체 행사에 5억 가까운 비용이 든 것은 적은 금액이 아니다.

행사장에 참석한 김 시장은 “파주개성인삼축제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과 파주지역 관광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행사에 앞서 당초 파주시는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전문음식점, 농특산물판매점, 유료체험장을 유치시켜 방문객의 소비를 유도했다.

그러나 이번 축제는 김 시장의 말처럼 지역경제를 살리는 내실 있는 행사는 아닌 것 같다. 개성 인삼보다 효능이 뛰어난 파주 인삼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불법으로 영업장을 만드는 외지장사꾼만 득실거리는 놀이문화에서 벗어나야 된다. 그리고 지역 인삼 농가의 수익증대를 위한 내실 있는 축제를 정착 시켜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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